사단법인 영화로 세상을 아름답게 이사장 대해스님의 영화 ‘소크라테스의 유언’이 지난 11월18일부터 24일까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성 알렉산더 네브스키 대수도원 일원에서 열린 기독교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상영돼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은 ‘소크라테스의 유언’ 영화 속 한 장면(사진 위)과 영화촬영 현장.

세계최대 기독교영화제 초청

인간 본질 다뤄 현지서 호평

 

7년 동안 76편 영화 만들어

세계 영화제서 ‘작품성’ 인정

비구니 스님이 연출한 단편영화가 러시아에서 열린 세계최대 규모의 기독교 영화제에 초청돼 불교계 안팎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단법인 영화로 세상을 아름답게 이사장이자 서울 국제선원 선원장인 대해스님의 영화 ‘소크라테스의 유언’이 지난 11월18일부터 24일까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성 알렉산더 네브스키 대수도원 일원에서 열린 기독교영화제 ‘기도의 종소리(Nevsky Blagovist)’에서 개막작으로 상영됐다.

러닝타임 21분인 이 작품은 풀리지 않은 소크라테스의 유언에 대해 의문을 갖는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소크라테스의 유언에 관한 토론을 통해 영혼은 소멸하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자기의 영혼을 훌륭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영혼은 소멸하지 않기 때문에 육신의 생과 사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독약도 옷을 빨리 벗게 하는 약이며, 죽고 사는 것은 하나의 옷을 벗는 과정임을 이해함으로써 그가 유언으로 남긴 메시지를 알게 된다. 대해스님은 “소크라테스의 유언에 숨겨진 메시지를 통해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고뇌와 두려움의 대상인 죽음의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면서 “더불어 사람이 무엇에 중심을 두고 살아야 할지 방향성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했다”고 의미를 밝혔다.

기독교와 관련된 영화에 한해 참가할 수 있는 이 영화제는 전 세계에서 수백여 편이 출품됐으나 기독교 대표들로 구성된 선출위원회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쳐 70여 편의 영화가 엄선됐다. 기독교 성직자, 관계자가 아닌 스님이 영화를 출품한 것은 영화제 사상 처음으로 현지에서도 화제가 됐다.

지난해 서울세계단편영화제에서 금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지난 5월 러시아 ‘제55회 백야영화제’에서 상영돼 호평을 얻었다. 당시 영화제에 참석했던 러시아 영화제작자가 스님의 영화를 보고 감명을 받고 직접 러시아 배우를 섭외해 러시아어로 더빙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대해스님.

이어 러시아에서 열리는 기독교영화제에 스님의 영화를 추천, 영화 조직위원회에서 고민 끝에 상영을 결정했다. 마리아 기독교영화제 사무국장은 “당초 이 영화가 누가 만들었는지 심사에 반영하지 않고 영화의 작품성을 높이 평가해 초청작으로 선정했다”면서 “이후에 불교의 스님이 만든 영화라는 사실이 알려져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았지만 인간의 본질을 다룬 수작인 만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기독교 영화에 한정하지 않고 다른 종교 영화들도 훌륭한 작품이라면 영화제에 받아들이는 것으로 영화제의 선출규정을 바꾸는 일대전환의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2006년부터 “영상시대에 맞춰 세상의 본질을 알리기 위한 방편으로 영화를 만들게 됐다”는 대해스님은 이듬해 첫 작품인 ‘색즉시공 공즉시색’로 제1회 서울세계단편영화제 대상을 수상했다.

이후 ‘본질의 시나리오’, ‘무엇이 진짜 나인가’, ‘이해가 되어야 살이 빠진다’, ‘대광광불 논리회로’, ‘부동심’ 등 그 동안 76편의 영화를 만들어 UNICA 세계영화제, 영국 BIAFF 국제영화제, 오스트리아 에벤세국제영화제 등 세계각국에서 열린 영화제에서 31차례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또 러시아와 합작영화에 대한 협약을 맺는 한편 러시아 청소년들에게 한국전통문화를 소개하는 등 문화교류를 이어갈 예정이다.

대해스님은 “그 동안 진행해온 주요경전의 한글화 작업이 마무리된 만큼 이 경전들을 모두 영화로 만들 계획”이라며 “더불어 영화학교와 영화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며 사람들에게 본질에 대해 가르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불교신문2970호/2013년12월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