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저널]“러시아에서도 통해” 뜨거운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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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도 통해” 뜨거운 호평
‘소크라테스의 유언’ 등 영화로 포교하는 영화감독 대해스님

2013년 12월 04일 (수) 10:05:59

 

 

  
▲ 영화감독 대해스님.

 

영화와 스님을 결부시키는 것도 이색적인데 스님이 만든 영화가 전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어 이채다. 2006년 6월 제1회 서울세계단편영화제 대상 유니카(UNICA)상을 받은 ‘색즉시공 공즉시색’을 시작으로 ‘본질의 시나리오’ ‘무엇이 진짜 나인가’ ‘아기도 아는 걸’ ‘이해가 되어야 살이 빠진다’ ‘소크라테스의 유언’까지 총 75편의 영화를 찍은 영화감독 스님. 바로 조계종 국제선원장 대해스님이 그 주인공이다.

 

  
▲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한 장면.

 

2006년 5분짜리 단편 영화이자 처녀작 ‘색즉시공 공즉시색’은 슬로바키아 제69회 유니카 세계단편영화제 입선, 러시아 제50회 백야국제영화제 특별부문 아이디어상을 수상하며 영화 관계자들의 시선을 끌기 시작했어. 이어 ‘본질의 시나리오’는 튀니지 에스토니아 영국 등 국제영화제에서 수상작으로 뽑혔고, ‘무엇이 진짜 나인가’ 역시 서울세계단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영국 2011 BIAFF 국제영화제, 러시아 백야국제영화제, 오스트리아 제39회 에벤세 국제영화제 등에서 수상하며 세계 영화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됐다.

이같은 다채로운 수상작을 생산해내며 대해스님은 지난 5월30일 오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2013년 러시아 제55회 ‘WHITE NIGHTS(白夜)’ 국제영화제에서 ‘유영의 감독(대해스님) 초대전’으로 초청받기에 이르렀다. 지난 18~24일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성 알렉산더 네브스키 대수도원과 소몰니 성당 등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기독교 영화제 ‘기도의 종소리(Nevsky Blagovest)’에 초청을 받아 ‘소크라테스의 유언’을 선보였다.

 

  
▲ 소크라테스의 유언 중 한 장면.

 

대해스님은 “기독교 작품만 나오던 영화제에 심사를 거쳐 선정한 작품의 감독이 스님이라는 것에 처음에는 영화 관계자들이 큰 충격이었다고 들었다”며 “그래도 내 작품에 감명을 받았는지 영화제 성격을 앞으로 기독교 영화에 한정짓지 않고 인간의 본질을 성찰하는 내용이면 다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영화제의 성격까지 바꿔버린 경험을 들려준다.

러시아와의 인연은 영화에서 그치지 않았다. 5월 감독전에서 상영된 스님의 영화 중에 ‘무엇이 진짜 나인가’라는 영화를 본 교육 관계자의 요청으로 대해스님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정부의 중점정책사업인 ‘관용(TOLERANCE)’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무엇이 진짜 나인가’는 깡패로 살던 아이가 자신의 본질을 찾으며 개과천선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 무엇이 진짜 나인가의 한 장면.

 

그 첫 단계로 지난 10월23일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청소년교육센터에서 시 학교장 및 교육 행정가들을 대상으로 불교와 교육에 대하여 1차 연수를 실시했다. 현장 반응은 뜨거웠다. 11월에는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흥보전’ 연극을 영상으로 담은 영화를 통해 불교와 한국문화에 대한 소통을 시작했다. 29일에는 한국의 전통놀이 가운데 ‘윷놀이’를 가르쳤다. 12월10일에는 한국의 새해맞이 풍습을 소개하기 위해 차례와 세배, 연날리기, 촛불제를, 18일에는 스님이 고안해 만든 생명교과서 《108 생명법》을 설명하고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치면 좋을지 교수법을 연수시킬 계획이다.

대해스님이 개발한 인성교육 및 한국문화와 불교문화 프로그램은 향후 3년간 러시아 청소년들을 지도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과 한국전통문화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러시아 국립교육기관 KRASNO GVARDEEC와 정식 협약을 맺었다.

왜 영화여야 했을까? 처음 영화를 찍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뜬구름 잡는 소리라며 믿으려고 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대해스님의 머릿속엔 단 하나의 화두만이 들어있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본질을 보고 부처님이 말씀해주신 진리를 쉽게 알 수 있을까? 하는.

“생명의 진리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알기가 어려운데, 영화로 만들면 쉽게 보고 듣고 알 수 있다”는 대해스님은 “절에서 혼자 수십 수백 수천의 신도를 가르치는 것보다 영화를 만들어 인터넷에 올려놓으면 더 많은 이들에게 부처님이 말씀하신 본질의 진리를 알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영화를 만들게 된 이유를 설명한다.

대해스님의 영화는 “looking하는 영화에서 thinking하는 영화로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세계 각처에서 스님의 영화를 접한 이들이 작더라도 나름의 깨달음을 얻고, 화두처럼 자꾸 생각하게 되는 경험을 전해오고 있다.

“불교에서는 본질에 맞는 행위는 선이고, 본질에 맞지 않는 행위는 악이 되는 것”이라며 “앞으로 영화를 통해 꾸준히 본질의 뿌리를 찾아가라 독려하는 작업을 해나갈 생각”이라고 대해스님은 밝혔다.

대해스님은 한문으로 된 난해한 경전을 현대인들이 쉽게 읽고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주요경전 한글화 작업도 마무리 지었다. 대방광불화엄경(60권) 출간을 시작으로 금강반야바라밀경, 금강경 혜능 해, 육조단경, 능엄경(10권), 원각경, 대승기신론, 중론, 증도가, 신심명 등을 이어서 출간할 예정이다.

“현대의 교육은 일반적으로 생명의 본질을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에, 본질이 없어서 현상만을 배우니 공허하고 힘이 든다”며 “본질을 꿰뚫으면 자기 안에 무한에너지가 개발되어 무엇을 해도 잘 할 수 있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대해스님은 신신당부했다.

-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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