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大權)으로 스스로 현상계 영상화해 삶의 주인되어야

불법은 종교를 떠나 생명 있는 존재라면 누구나 반드시 알아야만 하는 진리입니다. 그러나 진리는 체(體)가 없어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알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비밀문서라고도 합니다. 그 비밀문서를 누구나 다 해독을 해서 살아야만 자유롭게 살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뜻이 나와 있는 경전을 보아도 그 뜻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독이 어려운 이유는 우리는 모두 눈으로 보이는 것에만 익숙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만법이 들어있는 그 비밀문서를 눈에 보이는 것처럼 비유로써 영상으로 표출하여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영상화 하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항상 순간순간 시나리오를 쓰며 영상을 만들어 냅니다. 본래 우리한테는 청정법신불(淸淨法身佛)이 있어서 찰나찰나 천백억화신(千百億化身佛)으로 화하는데 이것이 바로 공(空)이 색(色)으로 화하는 본질의 영화인 것입니다. 우리의 본질(本質)은 만법을 갖추고 있어서 어떠한 영화도 다 만들어냅니다. 그뿐만 아니라 본질 안에는 대원경지(大圓鏡智), 묘관찰지(妙觀察智), 평등성지(平等性智), 성소작지(成所作智)의 4지(四智)가 다 갖추어져 있어서 현상계를 만들어내고 마음대로 수정을 할 수 있는 자유권이 있습니다. 즉 본질이 시나리오로 화하고 시나리오가 배우로 화하고, 배우가 또한 감독이 되고 관객도 되는데, 이 모두를 본질이 동시에 다 합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렇게 돌아가고 있는 것을 잘 알지를 못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돌아가고 있는 과정을 눈에 보이는 것처럼 비유로써 영상으로 표현해낸다면 그것을 보고 우리의 삶이 어떤 원리에 의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들 각자에게 본래부터 갖추어져 있는 본질은 스스로 감독, 시나리오, 배우, 관객의 역할을 동시에 다 합니다. 또한 일체 만물이 본질에 있어서 둘이 아니기 때문에 자기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도 둘 아니게 되어 감독이 되어 줄 수도 있고 배우를 교정해주거나 시나리오를 수정해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본질에 본래 갖추어져 있는 삼신(三身)과 사지(四智)로써 본질의 시나리오를 통해 현실이라는 영화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것을 우리는 ‘참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에 반해 세상에서 말하는 영화라는 것은 참영화를 본 따서 만들어낸 것일 뿐입니다.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컴퓨터도 사실은 우리의 본질을 본 따서 만들어서 쓰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나타나 있는 모든 기계나 편리하게 쓰고 있는 도구들 또한 본질의 뜻을 본 따서 만들었을 뿐이고 영화 역시 본질의 뜻을 본 따 만들어낸 것일 뿐입니다.

 

아무튼 이와 같은 참영화, 다시 말해서 본질이 현상으로 나투는 과정을 눈에 보이는 것처럼 영상으로 만들어서 표출해내면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과정을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그 본질(=불성)은 일체 생명 있는 존재는 모두 똑같기 때문에 그것을 영상으로 표출하여 보여 주면 누구나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자신에게 본래 갖추어져 있는 본질의 무한한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번에 본질을 영상화한 영화를 만들어 슬로바키아에서 열린 제69회 UNICA세계단편영화제에 출품하여 상영을 했는데 개신교, 카톨릭교를 포함한 세계 각처의 사람들이 다 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거부감을 보이지 않고 영화의 뜻을 잘 받아들였습니다. 만약 불교적인 용어나 말로써 법문을 했다면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잘 받아들이지 않거나 때에 따라서는 심한 거부반응이 일어났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자신의 본질을 영상으로 표현하여 보여주니까 언어와 종교를 초월하여 모두가 다 받아들이고 좋아했습니다. 그렇게 종교를 떠나 아무런 선입견 없이 불법의 핵심적인 뜻을 영상화한 우리 영화를 보았고, 영화가 상영되고 난 후에는 각 나라의 대표들이 찾아와 자국의 영화제에 출품해달라는 초청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BFF 단편영화제, 러시아의 백야영화제, 룩셈부르크 영화제 등에 초청을 받았습니다. 영상을 통해 불법이 외국인들의 문화 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 것입니다.

 

 

하나의 불씨가 태산을 태우듯 지금 이 영화 한편이 어디까지 퍼져 나갈지 알 수가 없습니다. 지금도 세계 곳곳으로 전파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인터넷상의 카페나 개인 블로그 등을 통하여 계속 전파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스위스 출신의 막스 한슬리 유니카 총재는 우리 영화에 대하여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수십 번을 보았다고 하고, 불법의 진리에 대하여 궁금한 점을 여러 차례 메일로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또 영화를 본 유니카 통역위원장인 프랑스 출신의 장 끌로드 교수는 자신의 동료들과 약 3주간의 기간 동안 한국에 와서 진리를 배울 수 있는지,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도 구체적으로 물어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자신이 가르치는 과목에 이 진리에 대한 내용으로 교과목으로 신설하고 싶다고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종교를 떠나 생명의 본질에 대한 내용을 영화로 만들어 지속적으로 보급하면 국경과 언어와 종교를 초월하여 누구나 거부감 없이 쉽게 자신의 본질에 대해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지구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 자신의 본질을 잘 모르기 때문에 우리가 본래 하나라는 것도 알지 못하고, 보이지 않는 본질에 의하여 일체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돌아가는 것도 알지 못합니다. 우리들 모두에게 본래부터 주어져 있는 본질 안에는 일체 만법을 갖추고 있으면서 전체가 하나로 돌아갑니다. 그렇게 돌아가는 것을 보이는 것처럼 영상으로 표현하여 보여준다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을 조심하며 또한 법(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찰을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모두가 둘이 아님을 알아 서로 싸울 일 없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법을 알아서 바르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보이지 않는 법의 이치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영상으로 만들어 널리 보급할 계획입니다.

 

 

우리는 모두가 다 스스로 시나리오를 쓰고 배우 감독 관객을 동시에 다 하는 주인공입니다. 배우의 역할이 잘 못됐을 때는 스스로 감독이 돼서 교정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시나리오를 다시 쓰기도 하면서 살아가면 됩니다. 배우 감독 관객 시나리오 이 모든 것을 스스로 다 하면서 자신의 삶을 자유로이 창조할 뿐만 아니라 전 우주를 굴릴 수 있는 대권(大權)이 본래부터 주어져 있으니 그 대권을 가지고 스스로 현상계를 영상화하며 모두가 삶의 주인으로 활기차게 사시기를 바랍니다.

 (2008년 1월 14일자 주간불교신문에 실린 선원장스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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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불교신문사측의 요청에 의하여 쓰신 글입니다.
대해사 최근소식란에도 신문에 실린 글 그대로 올라있으나
그 글은 신문의 지면에 맞추느라 글의 일부가 줄여진 글입니다.
그래서 이 곳에 원문 그대로 다시 올렸습니다.